불안사회 생존 철학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참.. 깊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생각의 골이 깊어졌다.
읽고 생각하고... 읽고 생각하고...
이것이 철학스러운 삶이 아닐까..
천천히 읽어 가고 있음에도
좀 더 의도적으로 느리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도 읽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책으로
'불안사회 생존 철학'을 손꼽고 있다.

제5장 에픽테토스,
자초한 노예_ 진정한 노예란 무엇인가?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자
로마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최고 특권층과 지식인 계층에
큰 영향을 미친
'에픽테토스의 스토아철학'
추구하는 방향성에 맞추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에파프로디투스는 오랫동안
네로를 섬기는 노예였는데
노예가 다른 노예의 주인이 되면
정말 최악이 된다.
이제 자신이 주인이 되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다.
'울부짖고 애원하도록 하고야 말겠어!'
에픽테토스는 에파프로디투스에게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선물하지 않았다.....
비명 지른다고 해서
내 고통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p96)
구박받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었을 때..
괴롭힘당하던 후배가 선배가 되었을 때..
엄마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 속에
살던 아이가 어른(엄마)이 되었을 때..
힘들게 일을 배운 신입이 고참이 되었을 때..
갑질 당하던 직원이 사장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 속에서도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접목시켜
생각해 볼만한 장면은 수도 없이 펼쳐진다.
모든 상황 앞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내가 겪은 부당함. 힘듦. 고통들을 내 선에서
마무리 짓고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내가 있고
그 이야기의 끝이 나의 선택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고등학교 시절이 문득 생각이 난다.
그때 우리들은 작은 라디오를
갖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마이마이 카세트 라디오..
우리 집 형편으로는 가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
엄마에게 사달라는 말도 못 했다.
비싸니깐..
당연히 안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분홍색 카세트 라디오를
선물로 주시는 우리 엄마..!
날아갈 듯 기뻤다.
친구들이 갖고 있는 브랜드와
다른 저가 브랜드였지만
내 손에 카세트 라디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10대 시절 나는 가난했지만
불행하지는 않았다.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았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삶과 기회에 대한
모든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은??
나의 삶 속에 있는 나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 행복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불행은
사건의 결과일까
아니면 사건을 경험하고
반응하고 판단하는 방식에서 비롯할까? p102
우리는 불행을 초래하는
부조리한 감정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일어났거나 일어날 일이
마치 불필요한 사건인 양
후회하고 염려한다. p103
에픽테토스는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확립하자고 제안한다.
불행해질 가능성을 만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람을 괴롭히는 건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사물에 내리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p104

최근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리부 부장님은 나를 참 많이 경계하셨다.
서로 연결되는 일이 없음에도
내가 느끼는 부장님의 시선은 따가웠다.
우리 회사 입사 2년 차인 부장님은
입사 10년 차인 나를 향해
본인의 직장 생활 30년 차를 내세우며
기본을 운운하시면서 트집을 잡았다.
내가 본 부장님은
'인정'에 목말라하시는 분 같았다.
누군가를 누르고 올라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그런데 나는 그 사람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기는 싫었다.
부장님의 갑질이 치고 들어올 때마다
나는 더 정중하게 부장님을 대우했다.
시비를 걸었어나 싸움이 되지 않는 관계.
불행한 감정은 오로지 본인 책임(p98)이니깐
나는 부장님의 감정에
개입하지 않기로 생각했고
부장님과의 관계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얼마 전 그 부장님은 조용히 퇴사를 하셨다.
나는 도덕의식이
내 자유를 구속하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나의 쾌락을 포기할 때 더
큰 쾌락을 얻는다.
p115
내가 나를 스스로 통제 가능한 삶 속에서
누리는 자유가
얼마나 자유로운지 느낄 수 있는
지금 나는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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